‘캬~’ 덥고 힘든 날. 시원한 맥주를 꿀꺽꿀꺽 들이켜면 갈증이 싹 해소되죠. 성인이라면 공감하실 겁니다. 맥주는 치킨, 피자 등 우리가 자주 먹는 음식과도 궁합이 좋아 주류 중에서도 인기가 많은데요.
국세청에 따르면 2021년 한국 맥주 출고량은 153만8968kl입니다. 계산하면 대한민국 성인 1명이 1년 동안 500ml 맥주를 70잔 정도 마신 꼴이 됩니다.
우리가 그렇게 많이 먹는 맥주.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아시나요? 보리나 밀을 발아시켜 말린 맥아로 즙을 만들고 효모를 첨가해서 발효합니다. 맥아즙을 짜는 과정에서 찌꺼기가 생기는데 이를 ‘맥주박’이라고 부르죠.
맥주를 많이 먹는 만큼 제조 과정에서 맥주박도 많이 생깁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어마어마한 양의 맥주박을 어떻게 처리하냐는 겁니다. 그대로 버리면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맥주박은 ‘찌꺼기’지만 일반 밀가루보다 영양이 풍부합니다. 밀가루에 비해 단백질은 2배 많고 식이섬유는 21배나 많습니다. 열량은 밀가루보다 30% 낮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맥주박을 활용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맥주박은 수분이 많이 함유돼 부패 속도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식품의 원료로 사용하려면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야 했죠. 주류 제조시설에서 주류 이외 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는 규제도 한몫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가축의 사료나 퇴비로만 사용해야 했죠.
2020년 7월, 정부가 관련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맥주박을 이용해서도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 거죠. 대표적인 맥주 제조 기업 오비맥주는 푸드 리사이클링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협업해 ‘리너지가루’를 만들었습니다.
리너지가루는 맥주박을 세척하고 말린 뒤 분쇄해서 만듭니다. 이 가루는 밀가루를 대체해서 에너지바, 그래놀라, 프로틴볼 등과 같은 간편 건강식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가루 자체를 베이커리 등에 납품하기도 합니다.
주류업계의 푸드 업사이클링은 맥주뿐만이 아닙니다. 국내 스타트업 ‘디캔트’는 포도씨, 포도줄기, 포도껍질로 이뤄진 ‘와인 퍼미스’를 이용해 화장품 등을 생산하기도 합니다. 버려지는 찌꺼기를 업사이클링해서 지구를 지키고 있네요!
더농부 인턴 박의진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한국경제TV, <폐기 재료가 음식으로…지구 살리는 ‘업사이클링‘ [이제는 순환경제]>
한국일보, <맥주 만들 때 발생하는 찌꺼기…단백질 풍부한 에너지바로 변신>
이데일리, <맥주회사가 핸드크림을 출시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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