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같은 점심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 중 하나는 매일 다른 카페 메뉴에 도전해보는 것입니다. 매일 커피만 마시면 지루하잖아요? 차 메뉴를 들여다보는데 낯선 이름이 보입니다. 말차, 호지차, 세작….
어떤 차인지 몰라 점원분께 여쭤보니 놀랍게도 모두 한 가지 차나무 잎으로 만드는 거라고 합니다. 심지어 우리가 아주 잘 알고 있는 ‘녹차’의 형제들이라고 하네요. 무엇이 다르길래 이렇게 다양한 이름을 붙여서 파는 걸까요?
녹차밭을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 나무! 정식 학명은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인데요. 한국에서는 그냥 차나무라고 부릅니다. 차나무는 크게 홍차용과 녹차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살펴볼 나무는 녹차용이죠.
녹차용 차나무는 홍차용보다 잎 크키가 작습니다. 보통 길이가 6~9cm 정도입니다. 주로 한국,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에서 자생하죠. 이 녹차용 차나무 잎을 수확하는 시기와 가공하는 방식에 따라 차 이름이 달라집니다.
보통 녹차는 수확 후에, 솥에 볶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작업을 일컬어 ‘차를 덖는다’고 하죠. 그다음 찻잎을 주무르고 말리면 우리가 아는 모습이 됩니다. 그런데 말차는 수확 후 찻잎을 쪄서 바로 말립니다. 잎을 덖는 과정이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말차만의 특징은 찻잎을 갈아서 가루 형태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찻잎을 우리는 과정 없이 물에 가루를 타서 바로 마실 수 있죠. 말차의 말(末)은 가루를 의미하는 한자입니다. 분말(粉末)의 마지막 글자와 같습니다.
국내 유명 카페 브랜드 이디야가 2022년 10월 1일에 신메뉴 제주 호지차 라떼를 출시했습니다. 이디야 외에도 국내에서 호지차를 만날 수 있는 카페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생소한 메뉴죠. 일본에서는 전 국민이 녹차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차입니다.
호지차는 찻잎을 센 불에 볶아서 만듭니다. 이렇게 하면 찻잎이 푸른색에서 적갈색으로 변합니다. 그래서 녹차와 형제라고 추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호지차는 높은 온도에 덖기 때문에 녹차보다 구수한 맛과 향이 강하고 카페인이 적습니다.
마지막 형제는 녹차 형제 중 가장 고급 차로 꼽히는 세작입니다. 세작은 24절기 중 곡우(양력 4월 20일경)와 입하(양력 5월 5일경) 사이에 수확하는 차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세작은 작설이라는 이름으로도 많이 부릅니다. 작설은 참새 작(雀)과 혀 설(舌)을 붙인 단어입니다. 작설은 워낙 여린 새순이라 다 자란 잎처럼 빳빳하게 펴진 모양이 아닙니다. 작고 구부러진 생김새가 마치 참새 혀 같아 작설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녹차에 이렇게 다양한 종류가 있었다니 놀랍지 않나요? 이제 카페에서 말차, 호지차, 작설을 만나면 자신감 있게 주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다른 녹차 형제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더농부 인턴 방정은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중도일보, <[보령시다문화]일본의 녹차>
IT조선, <[신혜경의 커피톡] ㊸제대로 차를 즐기기 위해 차의 종류를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