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기침 배로 다스려 보세요”…맛있는 먹골배로 ‘두 배’ 건강하게 겨울나기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가 계속되는 요즘. 건조하고 차가운 날씨 때문에 기침이 나서 주변 사람들 눈치 봤던 적 있나요? 코로나19 탓에 기침을 하면 여러 사람들의 시선이 몰려 여간 당혹스러운 게 아니죠. 그렇다면 ‘신의 선물’이라고 불리는 배로 거뜬하게 겨울을 나보세요. 다양한 품종·유래와 함께 배를 더욱 맛있고 건강하게 먹는 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배 ⓒ게티이미지뱅크

‘신의 선물’ 배, 왜 지금 먹으면 좋을까?

동의보감 ‘겨울 목 관리에 배 많이 먹어’

『동의보감』에는 예부터 선조들이 겨울철에 목을 관리하기 위해 배를 많이 먹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습니다. 중국 당나라 시대 의학 서적인 『천금방』에도 ‘담이 많은 기침에 배즙과 생강즙에 꿀을 달여 마셔라’는 문구가 실려있습니다.

배는 목을 보호해 주는 사포닌과 루테올린 성분이 함유돼 있습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나트륨, 칼륨, 칼슘 등의 함량이 75%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지방과 열량이 적은 건강한 과일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건강하고 맛도 좋은 배를 보고 서양 역사가 호메로스는 ‘신의 선물’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귀양길 단종의 갈증이 먹골배 시작

재배지역 넓어지고 신품종도 ‘속속’

배는 주로 어디서 나올까요? 전남 나주, 경기 안성이 대표적인 특산지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은 나주 배, 안성 배만큼이나 맛있지만 몰라서 못 먹는다는 ‘먹골배’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먹골배’는 묵동(서울 중랑구 소재)의 옛 이름인 먹골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처음 배나무를 키운 사람은 15세기 문신 왕방연입니다. 왕방연은 단종이 삼촌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강원도 영월로 귀양 갈 때 호송을 책임졌습니다. 그는 귀양 길을 가며 갈증을 호소하던 단종에게 물 한 그릇 올리지 못한 게 한이 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관직을 그만두고 중랑천 옆 먹골에서 배나무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이 배나무가 사방으로 번식해 나가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 먹골배가 됐습니다. 먹골 일대가 개발되면서 현재 먹골배는 남양주와 구리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최근 먹골배는 새로운 품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고’, ‘원황’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품종뿐만 아니라 과즙이 시원해 한여름에 주로 먹는 ‘한아름’, 껍질째 즐길 수 있는 ‘조이스킨’, 식미가 뛰어난 ‘슈퍼골드’ 등 시기나 기호에 따라 다양한 품종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남양주 먹골배 신품종 ⓒ남양주시 배협의회

먹골배가 다른 배들과 다른 차별화되는 이유는 ‘먹골’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입니다. 먹골은 먹(묵)을 많이 만들어서 붙은 지명인데, 이곳은 황토가 많습니다. 황토에서 기른 배는 진한 맛을 낸다고 합니다. 먹골배가 다른 배들과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죠. 먹골은 나주나 안성보다 기온이 낮습니다. 꽃이 피는 시기와 수확철이 늦게 되죠. 그래서 겨울까지 품질 좋은 배를 맛볼 수 있습니다. 먹골배의 대표적인 품종인 신고는 저온 창고에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어 겨울이 한창인 설명절 기간에 가장 많이 소비됩니다.

먹골배는 온라인이나 직판장에서 직판으로 유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산자가 중간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므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합니다. 배농장 인근의 직판장을 찾는다면 원물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어 신선하고 질 좋은 상품도 얻을 수 있습니다.

먹골배 ⓒ남양주시 배협의회

‘두 배’ 똑똑하게 고르자

배는 좋은 원물을 고르지 못하면 그 맛이 천차만별입니다. 좋은 배를 고르는 법을 알고 있다면 만족스러운 배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큼직한 크기가 유리

껍질째 먹는 조이스킨처럼 크기가 작은 품종도 있지만, 가정에서 먹기에 알맞은 것은 상자(15㎏) 당 20~25개가 들어가는 크기입니다. 배 한 개의 무게는 600~700g, 크기는 성인 남성 두 주먹을 합친 정도입니다.

푸른 기 없는 선명한 황색

가장 많이 유통되는 ‘신고’ 품종은 수확기가 되면 껍질이 황갈색으로 곱게 변합니다. 껍질에 푸른 기가 없으면서 색이 맑고 투명한 과실을 골라야 합니다. 다른 품종인 만풍, 화산, 슈퍼골드는 맛이 좋은 상품이라도 껍질에 초록빛이 남아 있다는 특징을 기억해야 합니다. 색깔을 따질 때는 반드시 품종을 확인해야 제대로 고를 수 있습니다.

꼭지를 보자

배 꼭지 부분이 깊숙이 들어갈수록 씨방이 작아서 먹을 것이 많습니다. 성장 촉진제를 처리한 배는 빛깔이 곱고 크기도 커서 보기에는 좋으나 맛이 없고 쉽게 썩기 때문에 꼭지 부분에 약제 처리한 끈적거림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선물용 배 ⓒ게티이미지뱅크

‘두 배’ 맛있게 먹자

두 배 좋은 배를 골랐으니 두 배 맛있게 먹는 방법도 알아야겠죠? 그래서 준비한 요리가 있습니다. 바로 ‘배숙’입니다. 배숙은 1913년 『조선요리제법』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음료입니다. 껍질을 벗겨 쪽 내어 속은 빼내고 통후추를 박아 끓이는 방법이 전통입니다. 오늘날에는 기호에 맞게 도라지, 오미자, 대추 등을 넣어 맛을 내기도 합니다. 시원한 배를 따듯한 음료로 변신시켜줄 ‘배숙’ 만드는 요리법을 소개합니다.

[준비물]

배 370g(1개), 통후추 1 큰 술, 물 700㎖(3, 1/2컵), 생강 50g, 설탕(꿀) 1/2컵, 유자즙 2 큰 술, 잣 1 큰 술

[조리 방법]

1. 배를 크기에 따라 4~6등분 하여 껍질을 벗긴 다음 속을 도려냅니다.

2. 두께는 2㎝ 정도로 자르고 가장자리를 예쁘게 다듬은 다음 배 등 쪽에 통후추를 깊숙이 3~4개를 박습니다.

기호에 맞게 대추, 오미자, 도라지 등을 함께 넣습니다.

3. 물에 생강을 얇게 저며 넣고 끓이다가 생강 물이 우러나면 설탕과 2에서 준비한 배를 넣고 다시 끓여 식힙니다.

4. 생강은 제거하고 화채 그릇에 담은 유자즙과 잣을 띄어 냅니다.

겨울철 먹기 좋은 따듯한 배숙 ⓒ농촌진흥청

‘두 배’ 현명하게 보관하자

맛있게 먹고 남은 배는 어떻게 보관하는 것이 좋을까요? 배는 건조한 곳에서 보관하면 푸석해지기 쉽습니다. 신문지나 종이에 물을 적셔 감싸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밀폐 용기나 비닐에 넣어서 냉장고 야채실에 보관하면 약 7~10일 정도 맛이 변하지 않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요즘 선물 상자에는 사과와 배가 함께 들어간 제품이 많습니다. 하지만 사과와 다른 과일을 함께 보관하면 좋지 않습니다. 사과에 식물 노화 호르몬 ‘에틸렌’이 있기 때문이죠. 배와 사과는 따로 보관하는 게 좋습니다.


FARM 인턴 안혜수

제작 총괄 : FARM 에디터 박상익

nong-up@naver.com

더농부

도움말

= 남양주시 배협의회

= 농촌진흥청 농사로 이달의 농업기술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올바로

참고

= 뉴시스 추석 과일 신선하게 오래 먹으려면…‟사과·배 따로 보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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