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에 가면 ‘건강빵’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빵이 여럿 있습니다. 통밀로 만들어 식이 섬유와 각종 영양 성분이 많고 혈당을 덜 높인다거나, 천연 발효종을 써서 몸에 좋다는 문구가 같이 붙어있고는 하죠.
이렇다 보니 ‘몸에 좋은 건 알겠는데 내가 먹은 빵 이름은 뭔지 모르는’ 일이 종종 생기곤 합니다. 그래서 더농부가 건강빵 특강을 준비했습니다. 편의점에서도 만날 수 있는 빵, 치아바타부터 시작해 볼까요?
20세기 중반 이탈리아에서는 수입 프랑스 바게트로 만든 샌드위치가 인기였습니다. 이탈리아인 제빵사 아르날도 카발라리는 이에 대항하고자 새로운 샌드위치용 빵을 연구했고 1982년에 치아바타를 개발했습니다.
오직 밀가루, 물, 소금 그리고 발효 반죽으로만 만드는 빵이라 담백한 맛이 특징입니다. 속 재료의 맛을 잘 살려주겠죠? 치아바타 발효 반죽을 만들 때는 이스트를 쓸 수도 있고 천연 효모를 쓸 수도 있습니다.
치아바타는 이탈리아어로 낡은 신발, 슬리퍼를 의미합니다. 이제는 이탈리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빵이 된 덕분에 다양한 치아바타가 탄생했지만 신발처럼 길쭉한 모양은 어딜 가나 같습니다. ‘겉바속쫀’ 식감도요!
다음은 사워도우입니다. 사워도우(sourdough)는 직역하면 ‘신 맛 나는 반죽’인데요. 포도, 사과 같은 과일이나 누룩으로 배양한 천연 효모균으로 발효한 빵입니다. 오랜 시간 저온 숙성을 거치고 나면 신맛과 독특한 향이 나죠.
사워도우는 어떤 재료를 넣고 어떤 모양, 방법으로 굽느냐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뉩니다. 이 중 깜빠뉴는 호밀 가루, 밀가루, 물, 소금, 효모로 만드는 빵입니다. 큼직하고 둥근 모양이죠.
투박한 생김새가 깜빠뉴라는 이름과 잘 어울립니다. 프랑스어로 깜빠뉴는 ‘시골의 빵’이라는 뜻이거든요. 유명 프랑스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장 발장이 훔쳤던 빵도 바로 이 깜빠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포카치아는 고대 로마인이 만들어 먹던 빵으로 오직 밀가루, 물, 올리브유만 넣습니다. 앞에서 소개한 빵과 다르게 효모도 넣지 않아 부풀지 않기 때문에 모양이 납작합니다.
고대 로마인 상류층은 포카치아를 꿀이나 치즈와 함께 즐겼습니다. 이탈리아 전체로 퍼진 이후에는 채소, 고기 등 더 다양한 토핑이 올라가기 시작했죠. 피자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빵입니다.
‘건강빵 패밀리’는 모양만 조금 다르고 모두 비슷한 빵인 줄 알았는데요, 자세히 살펴보니 재료도 다르고 각자 품고 있는 이야기도 재밌네요! 앞으로는 빵집에서 오늘 배운 빵들을 잘 구분할 수 있겠죠?
더농부 인턴 방정은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신동아, <1982년生 치아바타는 아는 만큼 맛있다!>
핸드메이커, <치아바타, 바게트…살 덜 찐다는 빵들도 알고 먹어야>
공감신문, <[공감신문 알쓸다정] 통밀빵–호밀빵의 차이점은?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빵 종류’>
부산일보, <[알수록 +] 빵이 부푸는 것은 효모의 장난>
리얼푸드, <지중해 식단은 옛 로마인들이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