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보통 푸른 바다 앞 바위에 굴이 다닥다닥 붙은 모습이나 ‘바다의 우유’라는 별명을 떠올리실 텐데요. 놀랍게도 강에서 사는 굴이 있습니다.
‘강굴’이라고 부르는 이 굴은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하류에서 서식합니다. 바다 굴처럼 바위에 붙어있죠. 원래는 우리나라 큰 강 하류라면 어디서든 만날 수 있었는데요, 하굿둑 건설 등으로 인해 지금은 거의 섬진강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굴은 ‘바위에 피는 꽃’ 같다는 뜻으로 ‘석화(石花)’라고 부르는데요. 강굴은 껍데기 생김새가 꽃 중에서도 벚꽃 잎을 닮아서 ‘벚굴’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벚꽃과 닮은 것 같나요?
벚굴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한 다른 설도 전해집니다. 강굴을 채취할 수 있는 시기는 3월부터 5월 초까지인데요. 벚꽃이 필 무렵에 가장 맛이 좋아서 벚굴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강굴의 별명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섬진강 지역에서는 ‘크다’는 뜻이 담긴 벙굴, 벅굴이라는 이름으로도 부릅니다. 얼마나 크길래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강굴은 보통 20-30cm 정도이며 큰 녀석은 40cm까지 자라기도 합니다.
웬만한 사람들의 얼굴이나 신발보다도 큰 강굴! 보통 7~10cm 정도인 바다 굴과 비교하면 3배 정도 되는 압도적인 크기입니다. 강굴은 성장 속도도 빠릅니다. 30cm까지 자라는 데 3년이면 충분합니다.
강굴은 어떻게 채취할까요? 옛날에는 나무나 쇠로 집게 모양 도구를 만들어 강굴을 채취했습니다. 현대에는 장비를 갖춘 잠수부가 물에 들어가 채취하고 있죠. 한 사람이 하루에 평균 300~400kg을 채취한다고 합니다.
맛은 어떨까요? 바다 굴보다 짠맛이 비교적 적어 담백하면서 은은한 단맛이 있습니다. 강굴은 일반 굴처럼 생굴로 먹기도 하고 찜, 구이, 전 등 다양하게 요리로 즐길 수도 있습니다.
강굴은 염도가 낮은 곳에서만 살 수 있는데요. 섬진강에 댐이 생긴 이후로는 강물 속 염분 조절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강굴 서식지가 점점 줄고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미래에는 사라질지도 모르는 강굴, 섬진강 하류 지역에 가게 된다면 꼭 드셔보세요!
더농부 인턴 방정은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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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농부
참고=
디지털군산문화대전, <금강굴>
한국문화원연합회, <섬진강의 강굴>
국제신문, <최원준의 그 고장 소울푸드 <26> 섬진강 벚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