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맥주 마시면 살 얼마나 찔까? 주류 열량 표시 의무화한다




술만 마시면 살이 안 찐다는 말이 있습니다. 안주를 많이 먹어서 그렇지, 술은 살찌는 데 큰 영향을 안 준다는 얘기죠. 과연 그럴까요? 소주 한 병 열량은 밥 한 공기(200g·272)보다 높습니다. 소주 한 병은 평균 408입니다. 맥주 한 병은 대략 236.
 
술에도 열량이 있다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왠지 생소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주류 제품은 열량을 표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열량뿐만 아니라 당류·포화지방·콜레스테롤 등 영양 성분도 없습니다. 표시를 강제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2023년부터는 소주, 맥주 등 주류 열량을 제품 라벨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8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주류 제품 열량 표시를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진 일부 주류 업체만 자율적으로 제품 열량을 표시해왔습니다.
 
소비자도 환영합니다. 그동안은 열량 정보를 볼 수 없어 건강 관리에 적합한 제품을 선택하기 어려웠습니다. 공정위가 지난 2021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주류 열량 표시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65%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강제는 아닙니다. 표시 여부는 업체가 결정합니다. 이번 계획은 확대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연 매출이 120억원 이상인 업체 70곳과 자율협약을 맺었다고 합니다. 카스, 테라, 참이슬, 처음처럼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진 제품들은 대부분 칼로리 표시 대상입니다.
 
늦은 감은 있습니다. 애초 공정위는 주류 영양 성분 표시를 의무화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관련 부처가 식약처로 바뀌며 업계 자율 시행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식약처는 주류 수입 과정을 염두에 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만 표시를 강제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나 미국 주류과세담배무역청(TTB)와 마찰이 생길 수 있단 겁니다.
 
술에 영양성분을 표시하게 강제하는 국가는 없습니다. 주류 영양 성분 표시 의무화의 예시로 곧잘 언급되는 유럽연합(EU)도 마찬가지입니다. EU는 지난 2017년 영양성분 표시 의무화를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 주류업계가 자율규제안을 마련해, 법제화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표시를 의무화하면 모든 기존 라벨을 교체해야 합니다. 올라간 제조 원가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도 감안했습니다. 이미 소주 가격은 2022년 초, 82원 올랐습니다. 라벨 교체 작업까지 할 경우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주류업계는 병에 담긴 소주와 맥주부터 열량을 표시할 예정입니다. 캔 용기는 기존 포장재를 소진한 뒤부터 적용합니다. 수입 맥주는 2024년 이후부터, 와인은 대형마트 유통 제품부터 표시한다고 합니다.

식약처는 오는 9월까지 식품 등의 표시기준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자율적으로 영양 표시할 경우에도 열량, 나트룸, 당류 등 9가지 성분을 모두 적어야 합니다. 주류 기업이 열량만 표시할 수 있도록 도울 목적입니다.
 
술 열량 대부분은 알코올 열량입니다. 알코올은 1g7나 합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알코올 열량은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원으로 쓰입니다. 다른 고열량 식품에 비해 체중 증가 영향이 적죠. 그러나 살이 안 찌진 않습니다. 주류 열량을 모르고 마시다간 갑니다.
주류 열량 표시제와 함께 조금 더 현명한 음주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더농부 인턴 신유정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박상익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뉴시스, <소주·맥주 몇 칼로리?올해 안에 술 열량 표시 자율 시행>
여성동아, <공정위가 추진한 주류 열량 표시 의무화, 식약처가 제동>
한국경제, <내년부터 맥주·소주도 칼로리 보고 고른다>
한국경제, <술술 넘어가는 과일소주 열량 폭탄’>